66 “와! 선물, 선물!” 로이는 생일 선물을 받은 어린아이처럼 신나서 방방 발을 굴렀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로이는 평소보다 더 들떠 있었다. 지수가 로이를 위해 무언가를 선물했다는 사실만으로 로이의 삶이 몇 배는 더 행복해진 듯했다. “로이 씨가 그렇게 좋아할 줄 몰랐어요.” 마구 포장지를 뜯는 로이를 쳐다보면서 지수가 말했다. 여느 때의 평...
“우연 씨. 여기 앉아 봐요.” 한참 수영을 하며 놀다가, 우연과 지수는 테이블에 앉아 과자를 먹기로 했다. 우연은 여전히 지수에게 눈을 두지 못했다. 과자만 멀뚱멀뚱 쳐다보면서, 우연은 얌전한 고양이처럼 지수 옆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우연은 몰랐지만, 아까부터 지수는 우연의 몸을 감상하는 중이었다. 우연의 몸은 정말이지 완벽했다. 저 탄탄한 어깨. ...
이런 분위기에서 키스 얘기라니. 우연은 다시금 얼굴이 뜨끈뜨끈 달아올랐다. 지수는 새하얀 달빛에 비친 우연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심장 소리가 들렸다. 콩콩콩 울리는, 다급하고도 기분 좋은 두근거림이 들렸다. “하아……. 나는 좋았어요.” 지수는 그렇게 말하면서 허리를 숙였다. 지수가 눈을 감았다. 우연은 멀뚱멀뚱 눈을 뜬 채였다. 지수의 ...
지수와 폴과 조수의 시선이 일제히 우연에게 향했다. 잔잔한 음악 위에, 딸꾹거리는 소리가 겹쳐 들렸다.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우연이 허둥지둥 고개를 숙였다. 우연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아…아. 쏘, 쏘리…… 딸꾹, 딸꾹.” 우연은 허겁지겁 물컵을 들어 물을 마셨다. 하필이면 이런 상황에 딸꾹질이라니! 우연은 물을 단숨에 들이켜고서 덜덜 떨리는 손으로...
64 파리까지의 12시간은 생각보다 금방 지나갔다. 우연과 지수는 잠도 자고, 기내식도 먹고, 미리 챙겨 온 책도 읽었다. 그리고 종종 심심할 때면 지수의 핸드폰으로 토끼잡기 게임도 했다. 우연은 예전보다 토끼 잡는 실력이 는 것 같아 조금 기뻐 보였다. “우연 씨. 우연 씨.” 지수의 머리에 어깨를 부딪히며 꾸벅꾸벅 졸던 우연은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눈...
외제 차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분홍색 머리의 키 크고 끝내주게 잘생긴 남자였다. “어? 로이 씨!” 지수가 휘둥그레진 얼굴로 말했다. 분홍색 머리를 찰랑이며 로이가 당당하게 내리더니, 우연과 지수를 쳐다보며 씩 웃었다. 여전히 로이는 추운 날씨에도 패션에 신경 쓰는지 멋들어진 정장에, 하얀 털이 복슬복슬하게 달린 가죽 코트를 어깨에만 두르고 있...
남자의 부드럽고 깊은 목소리에 지수는 깜짝 놀랐다. 외국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듣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다가, 지수는 얼른 대답했다. “네. 안녕하세요.” 그러자 남자가 핸드폰 속에서 정중하게 말했다. [저는 소설가 폴 샤르망의 조수입니다.] 소설가 폴 샤르망? 몇 해 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연로한 작가 말이야? 지수는 동그래진 눈을 깜빡거리...
60 한아는 통장에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 어머니에게 손 벌리지 않고 최대한 혼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은행에서 얼마의 돈을 대출받았고, 학교에서 받은 장학금을 꼼꼼히 챙겼다. 어학 능력 장학금부터 해서 무슨 무슨 시험을 치르거나 자격증을 따면 지급하는 장학금을 꼬박꼬박 모았다. 그래서, 한아는 대학을 졸업하기 얼마 전에 가게를 하나 얻었다. ...
59 MT 첫날 잔뜩 신이 난 국문과 사람들은 왕왕 술을 퍼마셨다. 숙소 앞에서 그릴에 삼겹살과 소시지를 구워 먹었다. 후텁지근한 여름 공기에 취한 듯, 한아는 사람들에 섞여 술을 마셨다. 지수도 옆에 있었다. 대학에 들어오기 전까지 한아는 자기가 그렇게 술을 잘하는지 몰랐다. 소주와 맥주와 막걸리를 섞어 몇 잔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걸 보니, 술이 센...
59 그 뒤로, 지수가 한아에게 엄마 이야기를 하는 일은 없었다. 아버지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며칠을 슬프게 울던 지수는 장례식을 마치고 평소의 지수로 돌아왔다. 평소의 지수. 환하게 웃는 어여쁜 사람으로. 그렇게 몇 년이 지나, 한아와 지수는 무사히 중학생이 되었다. 푸릇푸릇한 새봄. 활짝 웃는 신입생들. 그리고, 싱그러운 꽃잎들. 새 학기 첫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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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는 꾹 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집 나간 아빠가 딸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대체 뭐야?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옆에서, 지수가 한아의 손을 잡아 주었다. 지수의 부드러운 손이 한아의 손을 감싸 안았다. 한아는 슬쩍 지수를 쳐다보았다. 지수는 무뚝뚝한 표정이었다. 지수는 한아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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