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단편] 남자를 주웠습니다

안녕하세요. Hana입니다:) 감사의 말 먼저, 제 작품을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읽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작품이 완결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큰 기쁨이 되었고, 연재할 수 있는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시놉시스와 구상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두 명의 아이가 만나 서로를 치유하고 사랑하는 내용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의 풋풋...

에필로그 “앞으로도 여러분의 인생이 행복하고 풍요롭길 바라면서, 제37회 졸업식을 마칩니다.” 내일이면 입지 않을, 마지막 교복을 입은 아이들. 색색의 꽃다발을 건네는 부모들. 행복해하며, 웃으며, 즐거워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 졸업식을 마치고서, 나는 3학년 교실로 향했다.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이 모두 교정을 나섰으므로, 텅 빈 교실은 아무도 없이 조...

마지막화 어떤 밤을 보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불 속에서 시우와 발가락을 맞대고 서로의 몸을 꼭 껴안기도 하고, 키스도 했는데. 바다에서 너무 오래 놀아 졸린 나머지 금방 잠이 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가 시우보다 늦게 일어났다. 여전히 어스름이 내려 푸릇푸릇한 하늘이 나를 반겨주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시계를 봤다. 오전 다섯 시 오 ...

18 여느 때와 같이, 나는 시우와 함께 바다로 나갔다.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방파제 위를 걷고, 거대한 테트라포드를 폴짝폴짝 넘어 다녔다. 금빛으로 물드는 하늘과 바람을 타고 온순하게 흔들거리는 바다를 응시했다. 나는 시우와 자리를 잡고 앉았다. 두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놀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을 골라서. “딸기가 좋아, 초콜릿이 좋아?” 나는 두 손에...

17 기자: 지난 달인 7월 8일, 오전 1시경. 이른 태풍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가운데, 마포 대교 앞에 한 학생이 서 있습니다. 매섭게 내리는 비를 피하지도 않고, 학생은 굳은 결심을 세운 듯 강 아래로 뛰어내립니다. 거센 태풍이 몰아치는 장면에서 목격자 김모 씨(41, 남)의 증언으로 화면이 바뀐다. 목격자: 아, 물론 봤죠. 비가 엄청 내리고 있는...

16 소리를 내어 서럽게 울던 시우는 눈물을 다 쏟고서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떤 말을 해야 위로가 될지 몰라서, 나는 그저 시우의 작은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내 품에 폭 안기는 이렇게 작은 아이가. 맑은 눈으로 날 바라보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이. 시우가 그렇게 아파했었다니. 바스러질 듯 얇은 어깨에 그렇게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

15 옥상에 올라가니, 작은 나무 평상과 낡은 라디오가 있었다. 나와 시우는 나란히 평상 위에 앉았다. 부슬부슬 흩어지는 여름 냄새가 났다. 침침하고도 투명한, 새벽의 향기가. 라디오를 틀자, 어릴 적 들었던 옛날 노래가 흘러나왔다. 나는 시우에게 담요를 덮어 주었다. 시우는 아무 말 없이 내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우리는 가만히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

14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죽은 어부…시신 발견 못해」 지난 18일 바닷가 마을에서 실종된 한모 씨(50, 남)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 씨는 지난 30년 간 어부 생활을 하며 거센 파도에 익숙해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 봄에 접어들어 기온 이상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태풍으로 한 씨는 큰 파도에 휩쓸려...

13 바다에서 나와 샤워를 하고, 우리는 지은이네 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나무 평상 위에 앉아 다리를 죽 뻗고 있으니 피로가 한결 가시는 기분이었다. 아주머니는 나와 시우를 위해 맛있는 밥을 한 상 준비해 주었다. “많이들 먹어. 우리 지은이는 벌써 밥 다 먹고 효준이랑 놀러 나갔단다. 아주 고등학생이 되어 가지구 공부하는 꼴을 못 보겠어, 꼴을.” ...

12 그릇을 모두 정리한 뒤, 나는 시우와 함께 바다로 나갔다. 나는 시우의 다친 발을 생각해서, 시우에게 양산을 건넸다. 하지만, 시우가 고개를 저었다. “나도 수영할래.” “상처가 덧날 수 있어. 조심해야 해, 시우야.” 방수 밴드를 붙이긴 했지만, 벌어진 살갗에 바닷물이 들어가면 상처 부위가 곪을 수도 있으니까. 나는 그렇게 말하며 시우의 어깨를 토닥...

11 잘 구워진 장어를 소스에 찍어 맛있게 먹었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학교는 쉬기에, 우리는 밥을 다 먹고 바다로 나가 수영을 하기로 했다. “나도 도울게.” 밥을 다 먹고 싱크대 앞에 서서 설거지를 하려는데, 시우가 양손에 고무장갑을 꼈다. 손에 맞지 않는 커다란 고무장갑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내가 비눗물을 묻힐 테니까, 시우가 헹구...

10 처음 해보는, 어설픈 입맞춤. 옅게 내쉬는 숨소리가 들리고, 간질간질, 애를 태우듯 입술이 부딪힌다. “하아…으응.” 미지근하고 보드라운 혀를 겹치자, 시우가 내 손을 잡았다. 손등을 꾹 눌러 움켜잡는 감촉이 기분 좋게 스쳤다. 끈적거리고, 달아오르고, 숨을 나누었다. 나는 시우와 쉴 새 없이 키스를 했다. 잔디를 구르는 캔 커피도, 밤하늘에 떠오른 ...